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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소설 평설

'Sderot cinema'에 대한 단상 - '인간에 대한 예의 - 공지영'을 떠올리며

by 우리국어 2014. 7. 19.

트위터 아이디 @allansorensen72이 2014년 7월 9일 트윗한 한 장의 사진. 그리고 떠올린 공지영의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

 

우리의 삶은 얼마나 인간의 궁극적 본질에 맞닿아 있을까? 그 본질을 정의함에 있어 그것은 본능이 될 수도 있고, 가치관이 될 수도 있으며, 성취욕이 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본질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에 따라 어떠한 방향을 설정해 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본질을 지닌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런 본질의 본질적 속성에서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많은 교집합을 공유하며 우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인간에 대한 예의

 

'나'는 두 명의 유명 인사에 대해 인터뷰를 한다. 한 명은 월간 여성 5월호용 이민자, 다른 한 명은 월간 여성 6월호용 권오규. 그 둘은 인간의 궁극적 본질에 맞닿아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소위 커리어우먼의 전형을 화려하게 살다가 훌쩍 인도로 가 수행을 하고는 경기도 남쪽에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집을 짓고는 홀로 살아가는 한 여인, 이민자. 신비롭고 화려한 그에게서 '나'가 느낀 감정은 기대고 싶은 마음, 압도된 경외감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권오규는 달랐다. 허름한 산동네 급한 비탈길 어딘가에서 부대끼는 가족들과 아둥바둥 살아가는 서민의 전형. 그는 유신시대 항거하다가 20년형을 선고받고는 이제 막 출소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서 동질감을 느낀다. 그것은 그 당시 함께 저항했던 사람들과의 연대의식이라든가, 대의를 위해 힘을 보탰던 사람들의 열망의 두근거림 같은 것들이었다. 그는 출소한 이후 자신과 같이 힘을 합쳤던 그때 그 사람들의 생계와 제사를 챙겨주고 있었다. 그 산비탈 허름한 달동네에서.

 

이 소설은 젊은 시절의 열정을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간직하며 자신의 삶의 본질을 유지하는 인물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작품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김광규)'처럼 본질의 방향을 바꾸어 버리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적 속성에 대하여

 

그것은 나와는 상관 없다는 무관심에 그 일에 관여하면 혹시 내가 손해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피해의식까지 가미된다면 우린 쉽게 눈을 돌린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 속성이다. 아니 필자의 본질적 속성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와 상관 없는 일들에는 관심이 없고, 굳이 챙기지 않는다.

 

그러다가 한 트위터리언@allansorensen72의 글을 보았다. 그리고는 인간의 죽음을 액자 속 그림처럼, 현실적 고통을 나와 유리시켜 관람하는 모습을 보며 경기도 남쪽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집을 떠올렸다. 전쟁을 관전하는 그들의 본질은 무엇일까? 엄지를 치켜 세운 그녀가 말하는 그녀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떠한 본질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 나의 본질은 가치관인가? 적대감인가? 이기심인가? 본능인가? 지켜가야 할 본질은 무엇이며, 인간에 대한 예의는 무엇인가?

 

'힘의 논리'의 역학 구조

 

종교적, 정치적, 역사적 골이 깊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들의 분쟁은 늘 일방적이고, 잔혹하다. 그러나 약자가 강자에게 덤비면 말리고, 강자가 약자를 짓이겨 놓으면 아무런 말이 없다. 힘의 논리는 대단히 정교하게 공고화되어 있다.

 

힘센자는 약한자에게 빼앗은 것으로 창고을 채우고

더힘센자는 힘센자가 창고에서 한두 개를 꺼내 주면 약한자를 괴롭힌 것을 묵인해준다.

다른 약한자는 힘센자가 아직은 자신을 괴롭히고 있지 않으니 나서지 않고 묵인해준다.

 

때론 힘센자가 약한자를 너무 짓이겨 놓아 만신창이가 되어 너무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낼 때면, '쟤가 먼저 나 물었거든!'이라며 손목의 이빨자국을 보여준다.

더힘센자는 힘센자가 그럴만 했다며 편을 들어주고 창고의 물건을 한두 개를 꺼내 약한자를 괴롭힌 것을 묵인해준다.

다른 약한자는 힘센자를 먼저 물지 않는다면 절대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며 나서지 않고 묵인해준다.

 

나는 엄지를 치켜 세운 그녀보다 나은 것은 무엇이며, 다른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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